요즘 뉴스랑 실적콜, 컨퍼런스 콜을 따라가다 보면, '우주에 데이터센터 짓겠다' 는 얘기가 농담이 아니라 꽤 진지하게 등장한다.
구글은 Project Suncatcher라는 이름을 달고, TPU가 들어간 소형 위성을 저궤도로 띄워서 우주에서 태양광으로 AI 연산을 하겠다고 한다.
머스크 쪽은 더 과격하다. xAI가 지을 1.1GW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100GW, 나아가 수십~수백 TW 단위의 에너지원을 쓸 AI 시대를 상정하고 있고, 그 에너지를 지구 밖에서 찾겠다는 그림을 계속 던진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또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1년 넘게 우주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 전담팀을 운영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 글은 '우주 데이터센터 테마주 사라' 가 아니라,
- 왜 다들 우주를 AI 의 전력 해법으로 보는지,
- 구글식 vs 머스크/SpaceX 식 우주 데이터센터 모델이 뭐가 같고 다른지,
이게 현실적인 그림인지, 그냥 뽕이 가득한 서사인지 를 한 번 정리해보는 글이다.
1. AI 연산량이 얼마나 늘길래, 지구 전력이 모자라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일단 전제는 간단하다.
"AI가 지금 속도로만 커져도, 전력·토지·냉각 인프라가 지구 위에서 감당이 안 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을 2~3% 수준으로 추정하는데, 이게 2030년에는 일본 한 나라 전체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의 핵심은 '일반 클라우드 + 동영상 스트리밍' 이 아니라 AI 전용 데이터센터다. GPU/TPU 한 대가 먹는 전력이 CPU 한 대랑은 급이 다르고, 한 번 클러스터를 짜면 수십~수백 MW 단위로 전기를 빨아들인다.
이미 몇몇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캠퍼스가 1GW급으로 설계되고 있고, 알트만/나델라/머스크 같은 사람들은 인터뷰에서 “향후 AI가 쓰는 전력은 지금 상상보다 한두 자릿수는 더 커질 것” 이라는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만 아니다.
- 부지(토지),
- 냉각에 쓰이는 물,
- 변전·송전 인프라
모든 게 한꺼번에 같이 따라 붙어야 한다.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전력망이 AI 속도를 못 따라간다' 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뜬금없는 SF가 아니라, 지구 위에서 더 이상 늘리기 힘든 에너지·냉각·토지 문제를, 궤도 상에서 한 번에 풀어보자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2. 우주로 가면 뭐가 좋은지?
우주 데이터센터 쪽 논리는 의외로 심플하다.
- 태양광 효율
- 냉각
- 환경·규제 측면 부담 감소
물론,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니다.
- 위성 발사 비용,
- 방사선·우주 환경에서의 반도체 신뢰성,
- 지연(latency)과 지상과의 데이터 송수신 대역폭 문제 등
이 모든 걸 동시에 풀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나오는 모델들은 일단 '소규모 프로토타입 → 점진적 확대' 라는 패턴을 택하고 있다.
여기서 두 가지 방향이 갈라진다.
- 구글식: “지금 우리가 가진 TPU·클라우드 스택을 우주로 조금씩 늘려보자”
- 머스크식: “어차피 AI랑 인류 운명이 통째로 걸린 게임인데, 아예 에너지와 인프라를 통째로 우주로 옮겨보자”
3. 구글 + 플래닛랩스(Planet Labs): Suncatcher와 ‘우주 TPU 클러스터’ 실험
먼저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쪽(?)부터 보면, 구글이다.
구글이 발표한 Project Suncatcher의 큰 그림은: 태양광 패널이 달린 소형 위성 여러 대에 구글 자체 AI 칩인 TPU 를 실어서 저궤도에 올리고, 위성 간 광통신 링크로 서로 연결해 우주 위에 작은 AI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구글 설명을 요약하면 - “태양은 인류 전체가 쓰는 전력의 100조 배가 넘는 에너지를 뿜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주는 AI 컴퓨팅을 확장하기에 굉장히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은 플래닛랩스(Planet Labs)와 손을 잡았다.

플래닛랩스는 이미 약 200기 안팎의 위성을 띄워놓고, 하루에 지구 육지 면적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영역을 찍는 회사다. 여기서 바로 돈이 나오는 건 ‘사진을 찍는 행위’가 아니라, 이렇게 매일 쌓이는 위성 이미지를 정부·군·보험사·농업 같은 고객에게 연 구독료를 받고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다. 한 번 올린 위성이 찍어오는 데이터를 여러 고객이 동시에, 반복적으로 써주기 때문에, 결국 '우주에 카메라 인프라를 깔고, 그 데이터를 SaaS처럼 구독 모델로 파는 비즈니스' 에 가깝다.

플래닛랩스의 FY25 3분기 숫자만 놓고 보면 ‘우주+AI’ 서사가 괜히 붙는 종목은 아니다. 매출은 8,13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고, 최근 분기 실적에서:
- 매출이 컨센을 10% 이상 상회하고,
- 조정 EPS 기준 손익분기점에 도달했고,
- 수주잔고(backlog)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는 숫자들이 나오면서,
여기에 '구글과 함께 우주 AI 컴퓨팅 R&D 이니셔티브' 발표까지 붙으며, 12월 11일 주가가 하루에 30% 넘게 튀었다.

Suncatcher 계획에 따르면,
- 2027년 초까지 플래닛랩스와 함께 프로토타입 위성 2기를 발사해서
- 실제 궤도 환경에서 태양광 발전 효율, TPU 동작, 위성 간 통신 속도를 검증하겠다는 게 1단계다.
지금은 '우주 데이터센터 전체를 구글이 가져간다' 수준이 아니라,
'일단 몇 장짜리 작은 AI 서버랙을 우주에 띄워놓고, 이게 얼마나 돌아가는지를 보자' 에 가까운, 굉장히 실험적인 스텝이다.
다만 중요한 건, 이 실험을 하는 플레이어가 클라우드 3대장 중 하나인 구글이라는 점, 그리고 그 파트너로 선택된 회사가 우주 인프라 + 데이터 구독 모델에 이미 익숙한 플래닛랩스라는 점이다.
4. 머스크/SpaceX 쪽 그림: 1.1GW xAI 캠퍼스 이후의 세계
반대편에는 훨씬 더 스케일의 서사를 던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머스크다.
4-1. 100GW, 100TW까지 간다는 머스크의 전제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건 테네시 멤피스 인근에 짓고 있는 xAI의 Colossus 데이터센터다.
인근에 새로 짓는 1.1GW급 복합화력 발전소와 한 세트로 움직이는 프로젝트라, 한 캠퍼스에만 1GW가 넘는 전력을 AI 연산에 꽂아 넣는 셈이다.

머스크가 여러 자리에서 흘리는 메시지를 정리하면 대략 이런 그림이 된다.
- AGI, 로봇, 자율주행, 전기차, 로봇 공장까지 한 덩어리로 보면 100GW, 나아가 100TW 단위의 에너지를 쓰는 AI 인프라가 필요할 수 있고, 이걸 전부 지구 위 화력·원전·태양광만으로 맞추는 건 물리적으로도, 정치·규제 측면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나오는 답이 결국 우주 인프라까지 포함해서 에너지·컴퓨팅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방향성이다. 그리고 이걸 자기 손으로 끝까지 가져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발사체부터 배터리·AI 모델까지 다 쥐고 있는 머스크다.
4-2. SpaceX + 테슬라 + xAI의 수직 계열화
머스크 쪽 자산을 한 번에 펼쳐놓고 보면 구조가 꽤 단순하다.
- SpaceX: 발사체(팰컨, 스타십) +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 테슬라: 태양광 패널, ESS/배터리, 전기차·로봇 같은 최종 수요처
- xAI: 자체 AI 모델과, 그걸 돌리기 위한 초대형 컴퓨팅 수요(1.1GW Colossus 캠퍼스 등)
결국 '발사체 → 궤도 위성 → 발전·저장 → 연산 → 그 결과를 쓰는 완제품(자동차·로봇)' 까지, 한 사람 아래에서 수직으로 묶여 있는 구조다. (다른 빅테크들이 위성만, 혹은 AI만, 혹은 클라우드만 갖고 있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머스크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이상적인 타임라인은 대략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 지구 단계 - 스타링크로 궤도 인프라를 깔고, 인터넷·통신 사업으로 현금을 번다. 그 돈과 평판을 바탕으로 xAI, 테슬라 공장, 로봇 등 지구 위에서 돌아가는 AI·로봇 수요를 키운다. 지금의 1.1GW Colossus는 이 “지구 단계 최상단”에 있는 첫 상징물에 가깝다.
- 달·소행성 단계- (여기서부터가 본격 SF에 가까운 구간이다.) 머스크가 말하는 ‘달 공장–레일건–우주 데이터센터’ 플랜은 사실 한 줄로 정리된다.
4-3. 달에서 찍어내는 AI 인프라(?)
“지구에서 로켓 쏴서는 감당 안 되니, 달에서 만들고 달에서 쏘자.”
100GW, 1,000GW급 AI 전력을 우주에서 만들려면, 100kW급 위성이 최소 수백만 대 필요하다. 이걸 전부 지구에서 로켓으로 쏘면 시간·돈·연료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래서 머스크가 그리는 시나리오는 현재 이렇게 보여진다:
- 달이나 소행성에서 자원을 캐서 태양광 패널, 위성 본체, AI 모듈 등을 현지에서 만든다.
- 달은 중력이 지구의 1/6이고 대기가 거의 없으니, 꼭 로켓이 아니어도 된다.
- 전기로 탄환을 쏘는 초고속 대포 같은 ‘레일건’ 을 달 표면에 깔고, 그걸로 완성된 모듈을 통째로 궤도로 발사한다.

즉, '달 공장에서 생산 → 레일건으로 궤도 투입 → 우주 AI 위성 클러스터 완성' 이라는 그림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플랜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머스크 본인은 여러 번 지구에서 로켓으로 수백만 대를 발사하는 건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결국 우주에서 우주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언급을 반복해 왔다.
5. 구글 vs SpaceX/테슬라: 같은 그림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는 두 플레이어
5-1. 구글: 클라우드 확장의 ‘옵션’ 으로서의 우주
구글의 Suncatcher + 플래닛랩스 모델은 크게 보면 클라우드 사업의 연장선이다.
- TPU, GCP(구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은 이미 지구 위에 깔려 있다.
- 우주는 전기·냉각·토지 제약이 덜한 '또 하나의 영토' 정도로 접근하는 느낌이다.
- 2027년까지의 목표도 대규모 상용화가 아니라 두 기 프로토타입으로 물리·통신·방사선 환경부터 검증하자는 수준
구글 입장에서 우주는 'AI 클라우드가 어느 시점에 지구 인프라를 꽉 채우게 되면, 그다음 단계로 열어둘 옵션' 에 가깝다.
실패해도 구글은 여전히 지구에서 돈을 벌 수 있다. (GCP, 광고, 유튜브, 안드로이드,,)
5-2. 머스크/SpaceX: 에너지·우주·AI·제품까지 통째로 먹는 풀스택
머스크 쪽은 설계 철학이 다르다.
- SpaceX/Starlink로 궤도 인프라 + 통신
- 테슬라로 태양광 + ESS + 전기차 + 로봇
- xAI로 AI 모델과 연산 수요
즉, '에너지 → 발사체 → 우주 인프라 → AI → 로봇/차/서비스' 까지를 한 덩어리로 보면서, 그 전체 밸류체인을 장악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이 쪽에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영토 하나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지구 문명을 AI·로봇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인프라를 어디서 가져올 것이냐' 라는 훨씬 큰 질문의 일부다.
Starlink, xAI, 테슬라까지 전부가 AI·우주·에너지 서사에 연결되어 있다.
성공하면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 실패하면 스토리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흔들릴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우주 데이터센터' 를 말하지만,
- 구글에게는 클라우드의 원거리 아웃포스트,
- 머스크에게는 문명의 에너지 인프라 재설계 프로젝트에 가깝다.
6. 그럼 지금, 이 스토리를 어떻게 봐야 할까?
내가 보기에는, '우주 데이터센터' 라는 말 자체가 주는 뽕과는 별개로, 아직은 완전히 투자 프레임으로 가져가기엔 이른 단계라고 판단된다.
- AI 컴퓨팅 + 전력 병목이라는 문제의식은 둘 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 우주에서 태양광을 직접 받겠다는 해결 방향도 물리적으로 말이 된다.
- 다만, 비용·위험·타임라인을 숫자로 놓고 보면, 구글/플래닛랩스 쪽은 2030년대에 “생각보다 괜찮게 돌아가는 하나의 니치 리전” 정도, 머스크/SpaceX 쪽은 10~30년짜리 문명 레벨 베팅에 가깝다.
향후, 단기적으로는 플래닛랩스처럼 '우주 + AI' 키워드에 엮인 종목들이 실적 서프라이즈 + 스토리 확장으로 급등·급락을 반복할 거고, 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는 지상 데이터센터 CapEx 와 병행해서 이런 먼 미래 옵션들을 계속 깔아둘 것이다. 머스크는 특유의 스타일대로, 가능한 가장 과격한 숫자와 스토리를 제시하면서 그 방향으로 실제 자본과 사람을 끌어올 거고,,
이게 실제로 얼마나 빨리 비즈니스가 될지, 그리고 언제부터 전기·토지·냉각 때문에 지구에서 더 이상 AI 데이터센터를 못 짓는 상황이 올지, 그 타이밍을 보는 게 이 테마를 바라볼 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
AI 인프라에 대한 논쟁은 이제 ‘GPU 몇 장 더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 하나로 이 수요와 공급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까지 올라와 있다는 것.
우주 데이터센터 논쟁은, 결국 그 질문 앞에서 구글과 머스크가 각자 선택한 다른 경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Disclaimer: 본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며, 작성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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