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Note] 주식 리서치

비에이치아이 (083650) - 제2의 두산에너빌리티 가능성 분석

alphanote 2025. 9. 3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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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

넥스트 에너빌리티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자연스럽게 비에이치아이를 다시 보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에너빌)가 원전 주기기 1등 플레이어라는건 이제는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그 뒤에서 꾸준히 이름이 나오는 회사가 바로 비에이치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aka 캐시카우 비즈니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현금 기반 미래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기업" 을 좋아한다. (예전에 소개한 GE버노바도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대표 기업이다.)

계속해서 증자·펀딩으로만 성장을 이어가는 회사들은 언젠가 주주가치 희석의 한계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반면 지금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통해 사업을 굴리고,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에도 자금을 투입하는 기업 구조는 나에게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런 관점에서 BHI가 지금 자리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에너지·원전 산업의 큰 사이클에서 어떤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을지 살펴보자.

 

 

1) Valuation – 애매한 현재 위치

일단 이번 글은 평소와 달리 밸류에이션부터 짚고 넘어가려 한다.

비에이치아이 - IBK투자증권 7월 14일 리포트 발췌

 

비에이치아이를 PBR로 평가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수주 산업 특성상 밸류에이션 산정은 PER이나 EV/EBITDA를 보는 게 더 맞다. 실제로 최근 3개년 평균 EV/EBITDA는 약 15.6배인데,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 과거 최고치였던 22.4배를 근거로 타깃 밸류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럼 왜 평균이 아니라 최고치 멀티플을 들이댔을까?

내 일차적인 답은 이렇다. 단순히 과거 밴드를 기계적으로 비교해서 주가 상승여력을 추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 하지만 원전·가스라는 산업 환경이 에너지 수급 불안 속에서 다시 각광받는 상황이니, 시장이 멀티플 re-rating을 시도하는 구간이라고 보는 게 맞다. 다만 근거 없는 멀티플을 적용하는 건 무리니, 과거 밴드에서 최상단치를 가져와 붙인 것이라 판단된다.

 

정리하면, 숫자만 놓고 보면 맥시멈 EV/EBITDA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여전히 정당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결국은 사업적 업사이드, 즉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질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2) HRSG - 지금 BHI의 캐시카우 (그리고 왜 지금이 호황인지)

비에이치아이의 원전 사업을 얘기하기 전에 현재 매출의 약 2/3 를 차지하고 있는 HRSG 사업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비에이치아이 - iM증권 8월 25일 리포트 발췌

 

HRSG(Heat Recovery Steam Generator, 배열회수보일러)는 가스터빈에서 나온 고온 배기가스를 회수해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스팀터빈을 돌려 전기를 추가로 생산하는 장치다.

 

가스터빈에서 나온 500~600℃의 뜨거운 배기가스를 그냥 버리지 않고 HRSG에서 다시 증기로 바꿔 스팀터빈을 돌린다. 이 과정을 통해 단일 가스터빈 효율(35~40%)을 복합화력 효율(55~60%)까지 끌어올린다. 같은 연료로 전력을 1.5배 이상 뽑아내는 셈이다.

비에이치아이 - iM증권 8월 25일 리포트 발췌

 

쉽게 요약하자면:

  • 가스터빈 단독 효율: 35~40%
  • HRSG 결합 복합화력 효율: 55~60% 이상

한마디로 HRSG는 가스터빈·증기터빈과 더불어 복합화력 발전의 3대 핵심 설비다.

(2020년 AMEC Foster Wheeler 로부터 HRSG 원천 기술을 인수하여, 현재 국내 유일 독자 기술을 보유한 사업자라는데, 이렇게 호황을 맞을지 알았을까..? ㅎㅎ) 

비에이치아이 HRSG

 

왜 지금 HRSG가 호황인가?

 

  • 지금은 AI 발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음
  • 신재생은 간헐적이라 안정 전력 베이스가 필요하고, 그 Bridge전력 역할로 LNG 복합화력이 각광받고 있음
  • SMR는 아직 상용화 전단계
  • BHI의 수주잔고는 2014년 이후 9년래 최대치 기록
  •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노후 석탄을 LNG로 대체한다는 정책 방향 확실 → HRSG는 중단기적으로는 무조건 Cash Cow!

 

결국 HRSG에서 들어오는 안정적 현금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향후 투자를 뒷받침하는 핵심이다. (원전 사업에 대해서 뒤에 얘기하겠지만,, GE Vernova 가 가스터빈으로 번 돈으로 SMR에 투자하듯, BHI도 유사한 선순환이 가능하다.)\

2025.06.03 - [[투자Note] 주식 리서치] - GE Vernova (GEV) -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전력 공급사 (1)

 

 

3) 원전 BOP - 비에이치아이의 미래 성장동력 

비에이치아이 사업의 또 다른 축은 원전 BOP(보조기기)다. 지금은 매출 비중이 작지만(25년 상반기 기준 약 1.6% 수준), 업사이드 잠재력은 크다. 

 

비에이치아이가 만드는 보조기기들은 단순한 주변 설비가 아니다.

원자로 안전계통(1계통)에 직접 연결되는 장치들이라, 사실상 주기기급으로 취급된다.

  • 격납건물 포스트 텐셔닝 시스템: 원자로를 물리적으로 버텨주는 핵심 구조물
  • 격납건물 철판(CLP): 방사능 유출 차단
  • 급수가열기: 발전 효율 개선
  • 복수기: 증기를 다시 물로 바꿔주는 장치

비에이치아이 - iM증권 8월 25일 리포트 발췌

 

이런 장비들은 Q등급, KEPIC, ASME 같은 까다로운 원자력 인증을 통과해야만 납품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이 수준의 1계통 BOP(원자로 안전계통 직결 보조기기) 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BHI, 단 두 곳뿐이다.

 

왜 이렇게 좁은 시장이 되었을까?

1계통 설비는 작은 결함 하나가 원자로 전체를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인증 요건이 주기기 못지않게 까다롭다.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인증 레퍼런스·수주 실적·제작 캐파·검사 시스템·자본까지 모두 맞물려야 제조가 가능하다고 한다.

즉, 사실상 아무나 진입할 수 없는 강력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쉽게 말하면, ‘보조기기’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기사에 따르면) 원자로의 “심장과 직결된 혈관” 같은 장치라고 한다. 안전 규제도 주기기급으로 빡세다 보니, BHI의 입지는 단순한 부품 공급사가 아니라 핵심 생태계 플레이어로 차별화된다고 볼 수 있다.

 

3-1)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프로젝트 수주 시, 비에이치아이 동반 수주 가능성은?

사실은 “무조건 같이 간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동반 수주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 원전 설계 통합성 / 패키지 발주 구조
    발주자는 설계·시공·검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길 원한다.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 사업자가 전체 책임을 지고, 보조기기도 패키지로 묶어 발주하는 게 관리상 편하다.
  2. 인터페이스·납품 책임 관리
    보조기기는 주기기와 배관, 열교환, 증기 흐름처럼 주기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발주처 입장에서는 “주기기와 맞물려 잘 작동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이 때문에 보조기기 제작사가 주기기 사업자의 설계·품질 기준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일반적이고, 같은 사업자 혹은 긴밀한 파트너 관계에서 납품하는 게 훨씬 리스크가 적다.
  3. 글로벌 SI와의 협업구조 (해외 프로젝트 수주 Angle)
    여기에 더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웨스팅하우스(WEC) 같은 글로벌 SI와 JV 설립이나 공동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그런데 WEC는 주기기 설계 역량은 있지만, 실제 제작·납품 능력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결국 그 공백은 두산과 협력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비에이치아이는 두산과 패키지로 이미 1계통 보조기기를 납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글로벌 SI와의 협업이 늘어날수록 두산과 함께 패키지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독립 보조기기 입찰이 없다고 보는건 아니다. 다만, 1계통의 경우 주기기와의 연계성이 심해 두산 같은 주기기 사업자와 디커플링되기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두산이 해외 프로젝트를 따오면, 그 패키지 내에서 비에이치가 같이 수혜 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3-2) 향후 원전 수주 기회 분석

국내외로 원전 수주 가능성은 (더 많겠지만, 일단 찾은거 기반하여..) 다음과 같다:

 

국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규 원전 2~4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노후 석탄 대체 및 전력 수급 안정이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어, 중장기적으로 가시성이 높은 프로젝트라고 판단된다. 

 

해외 쪽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이미 KHNP가 주체로 선정되었고, 2025년 6월 최종 계약까지 체결되었다. 신규 2기 건설이 확정 단계에 진입한 만큼, 국내 기업들에도 실질적 기회가 열린 상황이다.
  • 반면 폴란드 폼푸노트 프로젝트는 APR-1400을 후보로 거론하며 원래 2기에서 4기로 확대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은 정책안·로드맵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정도 지연되는 분위기라 실질 발주 시점은 유동적이다.
  • 불가리아, 중동(사우디·UAE 추가 발주) 등은 분명 시장 기회가 있지만, 아직 확정 수주라 부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즉, 국내 2~4기 + 해외 최대 7기 = 총 4~11기 신규 수주라는 그림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안에서 실제로 계약까지 이어진 건 체코 프로젝트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아직 로드맵과 정책안 단계라 “성장 옵션”에 가깝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작년 대신증권 비에이치아이 리포트에 따르면, BOP 시장 규모는 약 8,000억~2.2조 원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보조기기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50%로 가정하면서, 비에이치아이가 가져갈 수 있는 규모를 신한울 3,4호기 기준 약 2,000억 원 수준으로 계산한 바 있다. 그리고 만약 전체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약 4,000억~1.1조 원의 신규 매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조금 다르게 나왔다. 비에이치아이가 2025년 6월 신한울 3,4호기에서 1,5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는데, 이걸 기준으로 보면 국내 시장에서의 실질 점유율은 약 40% 정도로 보는 게 맞다.

따라서 앞으로의 그림을 조금 보수적으로 보자면, 비에이치아이가 시장점유율 40%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출 기회는 약 3,200억~8,800억 원 수준이 된다.

 

다만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원전 보조기기라는 건 주기기 발주가 먼저 선행되고, 약 1년 뒤에 발주가 이어지는 구조다.

또 수주 이후에도 매출 인식은 보통 3~5년에 걸쳐 나눠 잡힌다.

 

그래서 2026년 매출 전망을 봐도 원전 쪽 기여도가 크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구조 때문이다.

비에이치아이 - IBK투자증권 7월 14일 리포트 발췌

 

(26년에도 예상 BOP 매출이 전체 매출의 7% 수준이다.)

 

대략적인 BOP 매출인식 타임라인:

  • 원전 수주 확정 → 설계(약 1년) → 주기기(주요 납품) → 보조기기 발주(약 1년 뒤에) → 보조기기 제작·납품 → 매출 인식(수주시기로부터 통상 3~5년)

 

마치며 - 투자 시점은?

정리하자면, 비에이치아이는 HRSG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보유한 기업이다.

 

원전 BOP는 아직 매출 비중은 작지만,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이 부각될수록 비에이치아이의 독점적 지위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원전 BOP 매출은 늦게 반영되는 특성상, 지금 주가가 얼마나 미래를 당겨온 건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27년 이후, 회사가 본격 레벨업이 되는 구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그래서 지금 멀티플을 그대로 정당화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애매하다고 말하고 싶다.

비에이치아이 - IBK투자증권 7월 14일 리포트 발췌

 

 

오히려 중간에 한번 버블이 조정되는 구간이 있어야 더 건강한 흐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Disclaimer: 본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니며, 작성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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