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 다시 돌아온 의료관광의 시대, 중심은 피부과다
요즘은 한국은 진짜 '피부과 성지'가 된 느낌이다. 그냥 기분 탓이 아니라, 숫자도 그걸 말해주고 있다.
2024년 들어 외국인 의료관광객 수가 112만명을 넘어섰고, 그 중 피부과 환자만 약 70만명, 무려 전체의 60%다. 펜데믹 전만해도 성형외과가 압도적이었는데, 이제는 의료수요가 피부과로 완전히 넘어갔다.

(2023년 피부과 진료환자가 24만명(전체 환자의 35%)이었는데, 2024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약 200% 증가한 71만명을 기록하며 전체 환자의 60%를 기록)
신기한 점은, 이 흐름이 단순히 관광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피부 시술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한국의 제품과 장비를 고스란히 자국으로 들여가면서, 이게 하나의 K-에스테틱 수출 구조처럼 작동하고 있다. 일본과 태국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국에서 시술을 받은 후, 동일한 제품을 현지 병원에서 다시 찾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수출 시장도 같이 커지고 있는 구조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가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이 바로 파마리서치와 클래시스다. 각각 스킨부스터와 고주파 장비라는 서로 다른 무기를 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 중인 회사들이다.
Industry: 미국으로 가야 끝판왕이다
요즘 한국 피부과는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가 된 느낌이다.
"한국 가서 시술 받는다" 라는 말 자체가 일종의 프리미엄 태그처럼 작동한다.
처음에는 나도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주말 시술 받으러 오는 사람들, 미국 출장 길에 스케줄 맞춰 시술을 패키지로 받고 가는 지인들까지 - 요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국 들르면 피부과 한번은 들리는 게 당연한 코스가 됐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은 싸고, 잘하기 때문이다.
일본보다 시술 가격이 1/3 수준이고, 무엇보다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 구조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의사보조원이 대신 시술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외국인들 입장에선 크게 신뢰를 주는 포인트다.
이게 한국 피부과 의료관광이 급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산업의 진짜 종착지는 미국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의료미용 시장의 약 48%가 미국에 몰려있고, 시술 단가도 높으며, 무엇보다 미국에서 인정받으면 글로벌 신뢰도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진입장벽도 크다. FDA 승인 없이는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고, 특히 필러나 스킨부스터 같은 주사제는 국내 승인 사례도 거의 없다. 반면 고주파나 HIFU 장비는 상대적으로 허들이 낮고, 한 번 승인을 받으면 소모품 판매로 인해 반복 매출이 생긴다.
Company: 파마리서치 vs 클래시스: 같은 시장, 다른 무기
파마리서치와 클래시스는 같은 시장을 바라보지만, 접근 방식이 매우 다르다.
파마리서치는 리쥬란이라는 피부재생 목적의 스킨부스터를 들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클래시스는 에너지 기반 장비를 피부과 병원에 공급한 뒤 반복 소모품 판매(카트리지 등)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두 회사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만, 구조적 강점과 향후 리스크는 다르다.
먼저, 파마리서치는 리쥬란이라는 스킨부스터 제품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태국,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수요가 폭발했고, 수출 비중도 2019년 21%에서 2024년 37%까지 올라갔다.

작년 12월말, 유럽에서 요구되는 CE MDR 인증까지 획득하면서 유럽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1위 스킨부스터' 자리를 차지했고, 갈더마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도 점유율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나는 이 리쥬란 모델에 구조적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
리쥬란의 대항마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비알팜, 유벤타헬스케어 등은 비슷한 성분의 PN 스킨부스터를 OEM 방식으로 공급 중이다. 성분 기반 특허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PN 성분의 스킨부스터 외 한국 엘러간 에스테틱스, 휴젤, 차메디텍 등 스킨부스터 시장의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마진을 줄어들기 마련이고, 그럼 지금과 같은 고마진 구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클래시스는 장비+소모품이라는 반복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대표 장비인 슈링크와 볼뉴머 같은 HIFU/RF 장비를 피부과에 설치하고, 이후 팁, 카트리지 등 소모품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매출이 쌓이는 모델이다.

기기를 팔아 '일회성' 매출을 내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소모품 매출이 쌓이면서 복리적 매출 구조를 만들어낸다.
2024년 볼뉴머가 미국 FDA를 통과했고, 2분기 유럽 CE 인증도 곧 완료된다.
이제는 미국/유럽 양쪽에서 본격적인 장비 설치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Valuation: 시장은 파마리서치를 더 사랑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파마리서치에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하고 있다. '1위 브랜드', '수출 급증', '글로벌 진출 초기' 같은 타이틀이 잘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출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고, 태국, 베트남, 일본 등의 성장이 숫자로 찍히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대감이 너무 반영된 시기엔 실적이 조금만 흔들려도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인적분할 발표 이후 하루만에 -17%가 떨어졌다.
(주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 참고 > https://alphanote.tistory.com/7 )
더불어, 미국 진출도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주사형 제품이 FDA 승인을 받은 사례가 극히 드물다. 파마리서치가 26년, 27년쯤 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추가 임상, 문서 보완, 심사 지연 등 수많은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
반면 클래시스는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은 파마리서치 대비 낮다. 저평가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업전망 측면에서 이미 FDA 승인도 받았고, 해외 장비 판매는 빠르게 늘고 있다. 슈링크가 국내 병의원에 65% 침투했듯, 태국/브라질/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해외 300대 판매 가이던스를 줬으나, 800대가 판매됐고, 이게 소모품 매출로 돌아온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내 생각: 오늘은 파마, 내일은 클래시스?
파마리서치는 분명 성장의 선봉장이었다.
스킨부스터 시장을 키웠고, K-에스테틱을 이끈 회사다.
그런데 인적분할 이후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졌다.
홀딩스는 껍데기라는 인식, 여기에 지배력 강화 시나리오까지 겹치면서 투자자 심리는 더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시장 센티멘트로 파마리서치가 계속 우상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지금의 리쥬란은 글로벌 확장과 시장 포지셔닝을 반영해 프리미엄을 받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의 진입과 마진하락 리스크는 언제나 현실화될 수 있다.
반면, 클래시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훨씬 더 탄탄해 보인다.
장비 설치가 늘고 있고, 그 위에 반복 매출구조가 깔려있다.
FDA 승인도 받았고, 유럽도 시작된다. 소모품 매출은 계속될 테니, 수익 방어력이 강한 회사라고 생각된다.
성장은 파마리서치가 주도했지만, 지속 가능성은 클래시스에 더 있어보인다.
지금처럼 시장의 시선이 스킨부스터에 몰릴 때, 나에게는 오히려 이런 장비 기반의 구조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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