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Note] 주식 리서치

파마리서치 (214450) - 파마리서치(리쥬란) 인적분할, 주가 폭락의 진짜 이유

alphanote 2025. 6. 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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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 파마리서치 주가 폭락

리쥬란이라는 스킨부스터의 활황으로 인해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매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던 와중에..
금요일,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공시했고, 주가는 하루 만에 -17% 폭락했다.
 
주가 차트도 멀쩡히 잘 가다가 뚝 꺾였고, 투자자 커뮤니티도 즉각 반응했다.  나도 처음엔 인적분할이니까
"1주가 존속법인 1주, 신설법인 1주로 쪼개지는 거 아닌가? 물적분할이랑 다르게 기존 주주가 주식을 다 받는데 왜..?"
라고 생각을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건 그저 단순한 인적분할이 아니었다.  
 
그 안에 꽤 복잡하면서도 전형적인, 그리고 소액주주한테 불리하게 설계된 구조가 숨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주가 폭락은 그 구조가 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하며, 나아가 다음주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인적분할: 겉으로는 "전문성 분리"와 "지배구조 개선"

공식적인 인적분할의 이유는 늘 그럴듯하다.

  • 사업 전문성 확보
  • 지배구조 개편
파마리서치 IR자료

 
즉, 존속법인(지주사)는 투자와 달리, 신설법인(사업회사)는 리쥬란 등 실제 제품 영업을 담당하게 만들겠다는 거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나는 이 분할 공시를 "지배력 강화 + 승계 설계"라고 해석한다.
 
그 이유는 분할비율을 보면 감이 온다.
 
 

문제의 핵심: 분할비율 74:26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은 균등배정, 즉 존속법인 1주 & 신설법인 1주 를 받는 것이 아니고, 자산 기준으로 쪼갰다. 

파마리서치 공시 (DART)

 
74.2%(존속법인, 홀딩스): 25.8%(신설법인, 사업회사)
즉, 내가 기존에 100주를 갖고 있었다면, 분할 후 지주사 74주, 사업회사 26주를 받는다는 얘기다. 
 
문제는 파마리서치의 기업가치 대부분이 '사업회사'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리쥬란 같은 고성장 스킨부스터가 있는 쪽은 신설법인인데, 나는 고작 100주 중 26주만 받는 셈이다.
 
예전에 F&F도 인적분할을 했었지만, 그건 5:5 분할이였고, 그때 역시 홀딩스 주가는 상장 재개시 이후 폭락했다.
그런데 이번은 74:26이고, 소액주주 입장에서 훨씬 불리하다.
실제로 파마리서치홀딩스가 재상장되면 시장은 과연 그 74%를 '동등하게' 평가를 해줄까?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다.
 
 

'경영 효율화' 라는 말 뒤에 숨은 의도

IR 자료에서는 사업 전문성, 의사결정의 독립성, 투자 역량 확보 등을 인적분할 이유로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설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구조를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목적은 개인적으로 '지배력 강화' 에 있다고 본다. 
정상수 회장은 현재 58년생으로 만 67세, 승계나 지분 정리를 염두에 둘 수 밖에 없다.
 

파마리서치 공시 (DART)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일정 시점에 신설법인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공식적으로는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를 통해 신설법인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 지분을 누가 제공할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비록 정상수 회장이 직접 신설회사 지분을 현물출자하겠다고 명시한 적은 없지만, 한국식 인적분할의 전형적인 구조를 감안하면, 대주주가 보유한 신설법인 지분을 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판단된다.
 
(표면적으로는 "누구든 사업회사 주식을 현물출자를 하면 홀딩스 주식을 드리겠다"라는 건데, 누가 리쥬란 같은 고성장 사업회사 주식을 내놓고 껍데기 지주사 주식을 받겠는가? 소액주주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구조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주식교환의 비율이다.
어느 시점에서 이 교환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대주주가 확보하게 될 지분율이 크게 달라진다. 즉, 신설법인의 펀더멘털이 시장에서 재평가돼 주가가 오른 반면, 홀딩스 주가는 디스카운트가 충분히 반영돼 낮아진 시점이라면, 같은 수의 신설회사 주식을 주고도 더 많은 홀딩스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더욱 손쉽게 강화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자녀에게 증여할 때도 지주사 주식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기 때문에, 세금 측면에서도 대주주에게 매우 유리한 구조다. 요즘은 아파트 하나 자식한테 증여하는 것도 세금 때문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시대인데, 이 구조는 그야말로 정석적인 재벌 승계 설계에 부합하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왜 CVC는 동의했을까?

희석 기준으로 10% 이상의 지분(RCPS)를 보유한 CVC캐피탈이, 이런 구조적 분할에 아무 반대 없이 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적으로, CVC와 대주주 간 사전에 어느정도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예컨대, 전환가 조정, 풋옵션 등.
 
결국 CVC도 글로벌 PE인데, 손해 보는 구조에 그냥 동의하진 않았을 것이다.
소액주주만 빼고, 모두 이해관계가 맞춰진 그림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결론: 조정이 왔다고 지금이 매수 타이밍인걸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분할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저평가 구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분할 비율상 대부분의 가치가 사업회사에 집중돼 있음에도, 지분은 홀딩스 쪽이 더 크다. 이 때문에 홀딩스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새로 들어선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치자마자 인적분할이 발표된 시점도 석연찮다.
자사주 소각, 고배당 등 겉보기엔 주주 친화적이지만, 본질은 기업가치가 더 커지기 전에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실적이 압도적으로 좋아진다면 기업 펀다멘탈이 너무 좋아져 주가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불확실성이 크고, 굳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서 매수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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