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 6월 5일, Circle 상장
서클(Circle)이 NYSE에 상장했다.
IPO 당일 주가는 첫날에만 168%나 급등해서 $31에 공모된 주식이 $83.23에 마감했다.
(나 역시 관심이 많아 사볼까 하는 마음에 증권사 어플을 들어가봤지만, 거래량이 폭증해서 그런지 사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가장 강력한 IPO 중 하나였고, 이 다음날엔 종가 기준 $107.7 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167억 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상장 직전 밸류였던 68억 달러의 두배를 훌쩍 넘겼다..
공모 규모는 11억 달러, 수요는 무려 25배가 몰렸다고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Blackrock은 전체 공모주의 10%를 사겠다고 했고, 돈나무 언니의 아크인베스트는 1.5억 달러까지 매입의사를 밝혔다니, 확실히 기관 수요도 뜨거웠던 IPO였다.
Circle은 어떤 회사인가?
서클(Circle)은 USDC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다. USDC는 1달러 가치로 고정되어 있고, 이 코인의 예치금(=준비금)은 대부분 미국 국채나 현금으로 구성된다. 최근 기준으로 약 600억 달러를 운용 중이고, 이 중 대다수가 단기 T-bill에 투자되어 있다. T-bill의 수익률이 ~4.3% 정도라고 보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수익은 약 18억 달러에 달한다.
(근데, 은행처럼 예치금의 일부 %를 고객한 예금자한테 주지 않는 비즈니스라니.. 완전 노다지 사업이다.)

하지만 이 18억 달러를 온전히 서클이 다 가져가지는 않는다. 이 수익의 절반은 파트너인 코인베이스와 나눠야 한다. 양사는 최소 3년간 50:50으로 수익을 나누는 계약을 맺었고, 덕분에 서클은 실제로 연 9억 달러만 손에 넣는다. 이후, 블랙록(운용사)에게 약 15%, 바이낸스 같은 유통 파트너들에게 7~8% 정도를 더 떼줘야 한다. 거기다 인건비 및 운용비까지 감안하면, 이 9.4억 달러는 더 줄어든다. (코인베이스 총이익률 80%대 중반 대비 서클 총이익률은 20%대 중반 수준)
게다가 이 비즈니스는 구조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매우 높다. 금리가 내려가면 T-bill 수익률이 줄고, 서클의 매출인 이자 수익은 줄어든다. 매출이 줄면 고정비 구조상 마진도 무너지기 쉽다. 말 그대로, 금리와 수익이 1:1로 연결되어 있는 비즈니스다.
Stablecoin 시장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구조를 꽤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 송금뿐 아니라, 결제, 토큰화된 국채 운용, 저축상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한다. 이미 페이팔의 PYUSD, JP모건의 Onyx, USD1 등 기관 주도 프로젝트가 나오고 있고, 각국 정부도 디지털 화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캠프에서도 'World Liberty Financial'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런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 페이팔, 리플(Ripple), 그리고 트럼프 캠프까지.. 하지만, 현재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Circle과 Tether 두 회사가 쥐고 있는 상태다.
내가 바라보는 Circle의 적정 밸류에이션
나는 개인적으로 코인 투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래서 USDC가 몇 개의 체인에서 통용되고, CCTP 같은 기술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같은 펀다멘탈적인 얘기는 과감히 생략하고, 오직 숫자로만 valuation을 접근해보기로 했다.

우선, Circle의 LTM 기준 PER는 12.7배이다. 코인베이스가 9.6배 정도이니, 상대적으로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수치가 정당화되려면 서클의 성장률이 그만큼 더 가파르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서클의 IPO가 지난주에 이뤄진 탓에, Capital IQ나 Factset 같은 터미널에서는 2025년 추정 매출이 아직 안 잡혀있다. 그래서 직접 계산해봤다.
방법은 이렇다. Artemis라는 디지털 금융 스타트업의 CEO인 Jon Ma가 6월 8일에 올린 X(구 Twitter) 글을 참고했다. 그는 서클의 Valuation 논리로 Tether의 시총을 계산했는데, 나는 이 모델의 구조를 반대로 서클에 적용해봤다. 물론 이 사람은 업계 전문가이자 상당한 Bullish investor일테니, 내가 가젼 input들도 그 시각을 반영한다는 걸 전제한다.
(Jon Ma의 Valuation Model 링크: X에서 Jon Ma 님 : "Here is the Tether financial model. Note we just assume reserve income and use the same assumptions on USDC supply growth in marketshare. There's a world where Tether marketshare stays the same or grows or decreases significantly from bank issued stablecoins. Do your own https://t.co/4zrLbWGJ0O" / X )
Step 1: USDC 예치금 예측
Jon은 2025년말 기준으로 USDC의 예치금이 84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참고로 2024년말에는 430억 달러, 4월 중순 기준 610억 달러다. 지금 속도면 840억 달러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지만, 비현실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Step 2: 매출 추정
USDC 예치금 * FFR(금리)를 곱하면 서클의 매출이 나온다. 단, 모든 예치금이 T-bill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는 2024년 기준 비율인 87%(T-bill): 13%(현금) 을 그대로 적용했다. FFR은 지금 수준에서 2025년까지 약간 하락한다고 보고, 평균 4.15%를 그대로 준용했다.
그러면 서클의 2025년 예상 매출은 약 30억 달러가 나온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0%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PER 11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약 333억 달러. 6월 6일 종가 기준 서클의 시총이 약 240억 달러니까, 약 39%의 upside가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계산에는 두 가지 추가적인 상향 가능성은 반영하지 않았다.
첫째, 현재 코인베이스와의 수익분배 구조가 2026년 재협상될 예정인데, 이 계약이 종료되거나 재조정된다면 서클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있다.
둘째, 코인베이스는 컨센서스 기준 2025년 매출 성장률이 약 20%로 예상되지만, 서클은 이 모델상 약 80%의 성장이 반영되어 있다. 만약 이런 고성장이 현실화된다면, 현재 가정한 11배의 PER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기준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실제 적정 밸류에이션은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보수적인 시나리오
물론 위 수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엔 훨씬 더 단순하고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해봤다.

2023~2024년을 보면 FFR은 약 0.7% 하락했고, USDC supply는 약 1.8배 증가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서클의 매출은 약 15% 늘었다. 이걸 단순히 비례로 적용하면, 2025년에 FFR이 0.35% 하락하고, USDC supply가 약 2배 늘어난다고 봤을 때, 매출은 전년대비 약 30% 성장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서클의 2025년 매출은 약 21.8억 달러, PER 11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약 240억 달러다. 지금 밸류와 딱 맞아 떨어진다.
현재 밸류에 대한 주관적인 나의 생각
단기적으로는 상징성 있는 IPO, 기관 수요, 코인 섹터로의 전통자금 유입이라는 흐름 덕분에 서클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금리 민감도가 극심하고, 수익의 절반을 코인베이스에 떼주는 구조는 근본적인 리스크다. 페이팔이나 코인베이스는 다양한 수익원이 있는 반면, 서클은 '금리' 하나에 목숨이 달려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매출과 마진이 동시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장 자체에 점점 더 관심이 생긴다. 예전에는 레이어2가 뜬다며 개인적으로 투자하던 시절도 있었고, 코인은 실사용이 없다며 비판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비트코인 ETF도 생기고, 이더리움도 제도권에 들어오고, 코인베이스가 S&P500에 편입되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서클의 상장은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흐름을 보면서 든 생각은 단 하나다. 이제는 이 판에 안올라타면, 내가 거절당하는(?) minority가 되는 것 같은 느낌.
낡은 사고방식, 노땅 같은 느낌이랄까.. 아직은 직접 투자까진 안했지만, 그럼에도 점점 관심은 커지고 있다.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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