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난리였지만, 특히 2025년 들어 방산주는 말 그대로 정말 난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2년간 수백 퍼센트씩 상승했고, 이제는 완연한 수출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이 진행 중인 것 같다.


글로벌 매크로: 구조적으로 무장할 수 밖에 없는 세상
방위산업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뉜다고 한다. 특히 NATO는 국방비 지출 목표를 기존 GDP 대비 2%에서 3% 이상으로 상향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의 자체 무장 강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 NATO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1% 상승한다는 말은 약 1,000조원에 달하는 증분이며, 2030년까지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함
- 러-우 전쟁이 휴전에 접어들더라도 재침공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고, 폴란드·발트 3국 등은 지금 가장 긴장된 지역으로 여겨진다.
- 동유럽의 경우 무기 체계가 여전히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고, 러시아 대비 약 2/3 수준으로 판단됨
중동 역시 국방비 지출 확대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와 패권 경쟁 심화가 이유다. 사우디, UAE, 카타르 등은 현지 생산 기반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고, 이 지역은 1) 대규모 물량, 2) 빠른 납기, 3) 기술이전·현지생산 요건 등을 요구해 선진국 방산업체들보다 한국 업체들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배경 속에서 한국은 꾸준히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해온 경험 기반 수출 공급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K2, K9 등은 현지 생산체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의 WB그룹과 합작으로 유도탄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본다.
Company: 그런데, 풍산은 왜 여전히 PER 7배일까?
풍산은 대표적인 탄약 생산 기업이다. 소구경(5.56mm)부터 대구경(155mm)까지 전 구경대를 생산하며, 실제로 한국군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탄약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의 실적도 매우 뛰어났다.
- 2024년 매출액: 약 1.18조원
- 2024년 영업이익: 약 2,530억원 (이익률 약 21%)
이는 LIG넥스원의 영업이익(약 2,300억원), 한화시스템의 영업이익(약 2,200억원)보다 높은 수치이다.
LIG넥스원의 시가총액은 약 9.5조원, 한화시스템은 약 8.6조원이다.
그런데도 풍산의 시가총액은 약 1.75조원이다. (신동부문까지 포함한 영업이익은 약 3,200억원 수준이다... 말이 되나?)
정말 저평가일까? 수치보다 중요한 "구조"의 차이
많은 사람들은 풍산이 저평가됐다고 말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풍산의 실적 급증은 K9 자주포와 K2 전차에 들어가는 155mm, 120mm 포탄 수출에 기반한 것이다. 155mm 포탄은 NATO 표준탄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된 탄약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정부는 미국을 통해 50만 발은 대여, 10만 발은 수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했고, 풍산은 K9 수출과 함께 총 4,500억 이상 규모의 포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폴란드 등은 자국 내 탄약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 폴란드는 7.4억 달러를 투입해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 중이며, 슬로바키아 등과 협력을 모색 중
- 미국은 월 14,000발 생산하던 155mm 포탄을 2025년까지 월 100,000발로 확대 계획
이 말은 즉, 풍산이 과거에 누렸던 수출 기회가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탄약이라는 제품은 장기 수주나 MRO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소모품'이다. 따라서 내년 실적을 담보할 수 없고, 따라서 풍산의 계약부채도 2024년 말보다 2025년 1분기에 감소한 상태다.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매출이 급등했지만, 지금은 수주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이런 구조 자체가 시장에서 풍산에 저평가 멀티플을 부여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수출비중 또한 살펴보자.

풍산의 수출 구조는 직접 수출 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과의 패키지 수출 형태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59%까지 올라왔던 수출비중이 2025년 1분기 기준 42%까지 떨어졌고, 수출액 또한 QoQ 기준 2024년 1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반면, 한화에어로,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의 수출비중은 지속 증가 예정이다.

Valuation: Justified Discount?
지금의 Valuation이 완전히 저평가됐다고 보긴 어렵다. PER 5~7배라는 숫자만 보면 타 방산업체 대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풍산의 사업구조상 반복 수주의 부재, 수주 지속성의 한계 등의 구조적 요인을 반영한 수준이라는 생각이다.
기업가치가 재평가 되려면 수주 모멘텀이 눈에 띄게 살아난다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성장 기회가 나타나는 식의 외부적인 계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중동향 대규모 패키지 수주 계약이 잡힌다든지,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 JV 확정이 된다든지, 방산 부문이 분할되어 독립 기업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식의 구체적인 모멘텀이 있어야 시장도 다시 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고 풍산을 완전히 소외된 종목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가격 경쟁력은 확실하고 생산능력 또한 확대 중이다. 2025년 말까지 155mm 포탄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증설도 완료될 예정이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연계 수출도 계속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과거 한 차례 추진했다가 접었던 인적분할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 밸류 리레이팅 기회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참고로 증권가 리포트에 따르면 풍산은 현재 폴란드의 탄약공장 건설 파트너 입찰에 참여 중이며, 터키·인도 등과도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나유럽 현지 합작 공장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가 다소 반영된 '합리적' 밸류 구간에 가깝운 것 같고, 뚜렷한 수주 사이클의 회복이 나타나면 그땐 다시 관심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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